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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게임이 게임답던 시절, 지금은 불가능할까?

by 아직도어린어른 2021.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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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게임답던 시절, 지금은 불가능할까?


 

초창기 리니지 포스터

필자는 이제 껏, 게임에 죽고 게임에 살아왔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TV로 틀어준 만화를 보고 멋들어진 디자인의 로봇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 로봇이 주인공인 게임을 친구와 함께 접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이라는 컨텐츠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 어릴 때 부터 서른 중반이 넘어가는 나이까지 열심히 게임을 해왔던 지금,정들었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이제는 놓아줘야 겠다는 다짐을 하고자, 그 동안의 생각과 경험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부디 가볍게 읽어주시길.

 

본격적인 게임 생활

페미콤과 컴보이

 

초등학교 시절, 필자 또래의 유행 게임기는 페미콤과 컴보이.

지금 같은 디지털 다운로드 시대와는 사뭇 다른, 용산이나 동네 근처 게임 판매 가게에서 게임팩을 구매해 기기에 꽂아 플레이 하는 방식의 게임이고 도트가 도드라져 보이는, 3d는 꿈도 못꾸는 2d 그래픽의 게임이 주를 이루었다.

게임팩 역시 CD보다도 부피가 크고 두꺼워 휴대하기에 그리 간편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께서 사주시는 그 게임팩에 설레어 밤잠 이루지 못했던 일이 부지기수..

세이브 기능도 없었기에 한 번 시작하여 중간에 그만두기라도 하면 다음 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했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리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무엇이 되었건 재미가 있었기 떄문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그리고 슈퍼마리오3
닌텐도 겜보이와 초창기 포켓몬

 

오락실에서 한창 유행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 그리고 슈퍼마리오를 주로 재밌게 플레이 했었고, 휴대용 닌텐도 게임기까지 동원하여 친구들과 함께 포켓몬스터를 플레이 했었는데, 그 재미가 참 쏠쏠했다.

게임 자체도 재미가 있었을 뿐더러, 옆에 항상 친구가 있었기에 더더욱 집중해서 게임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스트리트 파이터 같은 경우, 오락실에서 친구와 함께 플레이를 하고 있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일명 '얍삽이'만을 쓰는 친구도 있어서 게임에서의 대련이 실제 싸움으로 번지는 날도 많았지만, 싸운 다음 날이면 그 친구에게 얍삽이 기술을 전수 받고, 또 다른 친구에게 써먹었던 기억이 난다.. 

 

중학생 때에는 부모님 몰래, 용돈을 모아 닌텐도에서 나온 휴대용 게임기인 겜보이를 구매했다.

인기있는 타이틀은 학교 친구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포켓몬스터.

 

포켓몬은 그린 버전으로 플레이 했는데, 처음 고르는 포켓몬이 피카츄가 아니어서 조금 놀랐었다는... 

포켓몬 하면 피카츄가 아닌가

파이리, 이상해씨,꼬부기 이렇게 셋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으며, 필자는 이상해씨를 선택했는데, 초반 진행에 무리가 없어서 좋았다. 특히, 몬스터를 잡거나 죽이며 강해지는 내 포켓몬들을 보며 뿌듯해 했던 기억이 있다. 

 

PC방의 선구자 역할을 한 스타크래프트
인기가 엄청났던 초창기 리니지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어둠의 전설이 유행했다.

 

그렇게 비디오 게임을 즐기던 중, 집에 모뎀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되는데..

그 컨텐츠가 바로 '온라인 게임' 이었다. 정확히는 머드게임, 머그게임

 

정말로 신세계였다.

아니, 바로 옆에 친구가 없어도 거리가 멀어도 처음보는 사람도 모두 온라인에서 만나고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니??

 

스타크래프트야 당연히 친구들과 방과 후 자주 게임방에서 즐겼지만, 온라인 rpg 게임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정말 심각하게 빠져들었다.

 

공부는 당연히 뒷전이었고, 용돈은 모두 게임방에 지출.

집에서는 부모님 몰래 모뎀케이블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게임을 하니 한달 통신비가 몇십만원이 나와, 정말 말도 안되게 많이 맞았었다..

 

그만큼, 온라인게임이 주는 재미가 엄청났다.

우리 동네에서는 리니지와 어둠의 전설 이라는 게임이 주로 인기가 많았었는데,

기억나는 에피소드로는 리니지를 플레이 했던 시절, 게임방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 두 분이 학생인 나를 보고 아이템을 챙겨주고 공략법을 친절히 알려줬던 것이 생각난다.

 

또, 어둠의 전설은 친구들과 깊이 파고들어 꽤 고수의 반열까지 올랐었고 정모(현실에서의 만남) 모임을 가는 도중, 무서운 형들에게 돈을 뜯겼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천년. 울티마 온라인 , 그리고 바람의 나라와 다크 에덴 

 

그렇게 리니지와 어둠의 전설을 필두로 안해 본 온라인 게임이 없다. 

바람의 나라,다크 에덴,천년,울티마 온라인, 엔에이지 ,에버퀘스트 스타체이스, 그랜드 체이스, 라그나로크 등등...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까지 게임은 언제나 나와 함께 했다. 

 

본격적인 풋풋함의 시작인 대학 생활을 게임에만 미쳐 있었기에 조금은 후회가 되지만 그래도 엄청난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함께 할수 있어서 즐거웠다. 

필자가 얼마나 와우에 미쳐있었냐면 사냥과 레이드를 도느라 학교에 가지 않았고, 시험 날에도 가지 않아 학점이 올F 가 나왔다.. 제적 처리가되어 다음 년도에 재입학을 해야 했고, 시간이 비어 버리게 되어 그냥 군대를 다녀오게 되었다는 슬픈 현실이.. 

 

질리지 않게 즐겼던 오버워치 
오픈 전부터 기대했었던 마비노기 영웅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필자의 게임라이프는 계속 되었다. 

간간히 즐길 수 있는 오버워치 . 그리고 오픈베타 영상부터 기대하고 있었던 마비노기 영웅전... 피파 온라인. 

 

오버워치는 각 캐릭터마다 매력이 있게 참 잘만든 게임이다. 

각각 사용하는 무기가 다르고 사용하는 스킬이 달라 각자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팀원간의 협력과 조화가 잘 어우러져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이며, 보이스 채팅도 가능하기에 좀더 친숙하고 빠르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꽤 재밌게 즐겼다. 

역시 사스가 블리자드.. 

 

마영전은 오픈 전 부터 기대를 했었다. 

그 이유는 홍보 영상을 먼저 보았기 때문인데, 실시간으로 전투가 이루어지고, 주변 사물을 이용하여 플레이를 할수 있는 것으로 보여 정말 제대로 된 게임이 나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실제로 오픈베타 때도 그렇게 나왔고 친구들과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지만,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고질병인 운영 문제와 항상 새롭지 못한 컨텐츠 때문에 필자를 포함하여 많은 유저분들이 빠져 나갔다. 

 

모바일 자동 온라인 게임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모바일 검은 사막 
모바일 리니지 

스마트폰의 보급화가 커짐에 따라 필자 역시 자연스럽게 모바일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온라인 rpg 게임이 대세가 되어 많은 차기작들이 출시가 되었다. 

 

PC 온라인 게임의 선두주자였던 리니지. 그리고 뛰어난 그래픽과 조작감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검은 사막 모바일. 등등. 정말 많다. 

모바일이라는 특성 때문에 조작감을 고려하여 자동 사냥 기능이 필수로 들어가 있어. 유저들은 편하게 모바일게임을 즐길수 있다.........만. 

 

이게 게임인가? 라는 생각을 필자는 떨쳐낼 수 없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캐릭터를 생성하고 사냥터에 가서 자동사냥을 켜고, 물약과 스킬을 셋팅하고 멀뚱멀뚱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내 모습이 정말 의미 없어 보였다. 

 

물론 자동 사냥이 진행되는 동안, 가만히 있기도 이상해서 TV 를 보거나 다른 업무를 보며 가끔씩 게임 화면을 체크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허무한 감정을 지울 수는 없었다. 

 

캐릭터가 강해지는 뿌듯함이 있지 않나?

라는 물음에는 캐릭터 보다는 나 자신이 현실에서 더 나아지고 강해지는 것이 낫다고 백번 생각한다. 

 

우리 나라 온라인 게임의 현실. 과금요소 

과금 요소에도 문제가 많다. 

캐릭터를 키우고 더 강해지려면 아이템을 얻고, 강화를 해야 하는데 캐쉬템 결제를 통해야만 이루어지는 것들이 많다. 물론 게임회사도 매출이 있어야 하니 이해는 되지만, 도가 지나친 경우가 많다. 

뽑기 형식의 도박성 결제가 주를 이루고 그 확률마저 조작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게 도박인지 게임인지 모르겠다. 

 

예쁘고 잘생긴 강남 성괴 모델링 캐릭터를 만들고, 근본없는 판타지 세계관의 직업을 선택하고, 자동 사냥을 돌리고, 사냥하고, 아이템 얻고 강화하고, 현질해서 뽑기하고... 

착잡한 현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의 현실.. 

대부분의 현재 온라인 게임이 이러한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질 갓챠에만 신경을 쓰고....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이 거의 사라진 현재의 모습. 

 

과연 우리나라는 게임다운 게임을 다시 개발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가 뻘짓 할 동안, 중국은 이미 두발 앞서 나갔다.

 

카툰렌더링 모델링의 정점을 찍은 붕괴 
현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원신 

이러는 동안, 중국은 이미 우리를 앞질렀다.

 게임성은 물론, 조작감, 모델링,세계관 등 게임 이라고 할 만한 게임들을 만들어 내었고, 또 만들고 있다. 과금요소가 없을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처럼 유저들의 지갑을 털 궁리만 하는 그런 과금 요소가 아닌, 게임을 좀더 수월하게 할수 있게끔 도와주는 요소로 만들었다. 

 

슬프지만 중국은 이미, 우리나라를 앞지른지 오래다. 

 

게임.. 이제는 추억속으로

엄청난 중독성을 가졌던 디아블로 2 
아는 사람만 아는 마지막 왕국 
실시간 전투가 인상적이었던 그랜드 체이스 

 

앞서 언급한대로 필자는 겜돌이 그 자체였다. 

무려 한달 전까지만해도 플스4 게임에 몰입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게임을 이제는 놓아주려 한다.

 

그 나이까지 계속 게임만을 열심히 했으니 이젠 질렸냐? 

라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겠다. 

 

지금도 좋다. 물론 국산 온라인 자동 게임을 제외하고 

아직 못해본 게임들도 많고 기대작들도 나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떠나려는 것은, 이제는 좀 더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자 함이 크다. 

 

충분히 게임을 즐긴 그 시간만큼 좀더 휴식을 취하고, 좀더 발전할수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필자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근래에 들어서 훨씬 많아졌을 터.

 

특히. 자동 온라인 게임에 지친 분들이 많을 듯 하다.  

 

게임이 게임답던 시절, 지금은 불가능할까? 

 

필자가 접했던 시대는 격동기 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였다. 

2D 도트 그래픽의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인터넷의 보급과 그에 따른 초창기 온라인게임들의 출시. . 

 

게임이라는 컨텐츠가 있고, 플레이어가 있었고, 내가 있었고, 친구들이 있었다.

그 원초적인 즐거움을 순수하게 즐긴 그때 그 시절.

한달 이용료를 제외하곤 과금요소가 없던 시절 

 

정말 신세계를 경험했던 그 시대가 정말 게임이 게임답던 시대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 때에는 유저 한명 한명이 오리지널 유저였고 온라인 상에서 정이 느껴질 정도로 서로 도와가며 플레이 했다. 

많이 친해지면 실제로 만나 친분을 이어가기도 했고 말이다. 

 

이러한 경험들을 지금의 10대나 20대는 크게 느끼긴 힘들지 않을까? 

또,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이런 게임들이 앞으로 개발되어 출시 될수 있을까?

 

게임을 사랑했던 사람중 한명으로써  부디 게임이 게임다운, 

정말 정말 잘 만들어진 국산게임이 하루 빨리 나오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어른이 방장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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