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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정보

[나의 아저씨] 안타까운 아이유, 이지안

by 아직도어린어른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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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한동안 우리나라 드라마를 안 본지 꽤 오래 되었다.

똑같은 배우들, 똑같은 표정, 화장법, 늘 같은 주제, 유행어 등등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며, 진부한 내용과 유행어가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질리게 만들어 버렸고, 필자 또한 그들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이 고정관념을 깨준, TVN에서 방영했었던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나의 아저씨' 다.

 


 

안타까운 아이유
- 이지안 역 -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

-이지안

 

극 중, 아이유가 할머니에게 한 말이며, 필자에게가장 와닿는 말이었다. 어려서부터 소녀가장으로써 없는 살림에 할머니를 부양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아르바이트 업무와 고된 삶을 살아온 그녀는, 이선균의 작은 호의에 위와 같이 말한다.

우리네 삶과도 많이 닮아 있는 말이 아닐까?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근근히 살아가는 직장인들과 사회인들이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풀기란 정말 쉽지 않은 법이다. 잘 사는 사람들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니, 그 여유로 도움을 받은 사람은 그 사람을 좋은 사람이라 느끼게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렇듯,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주는 명언들이 '나의 아저씨' 드라마에선, 아주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그 부분이 필자에겐 정말 좋았고, 현재 나의 모습은 물론, 아침 출근길, 저녁 퇴근길에서 몸 부딪히며 이동하는 많은 사회인들에게 공감이 될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를 말해주는 그녀의 표정.
일수꾼과의 트러블도 빈번하다.

아이유는 극 중에서 대출한 일수업체에게 폭행을 당하는데, 이 부분의 연기가 상당히 리얼해서 깜짝 놀랐다. 아이유의 상황을 알고, 몰입해서 인지 정말 안타까웠고, 내가 달려가 막아주고 싶을 만큼 연기력들이 상당했으며 어색한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또한, 어두운 좁은 골목길, 허름한 동네, 녹이 슬은 철문과 듬성듬성 깨지고 낡은 벽들과 드라마 씬의 상황이 잘 어우러져 특유의 분위기에 몰입할 수 있었고, 얼마나 디테일에 신경을 쓰며 촬영을 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할머니를 잘 챙기는 따뜻한 심성을 가졌다.

"내가 어떤 앤지 알고도,

나랑 친할 사람이 있을까?"

-이지안

 

아이유는 겉으로는 차가워보이나, 사실 가족들을 잘 챙기는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비뚤어지거나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가족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을 터.

잘 풀리지 않는 삶이지만, 그녀 나름대로의 눈빛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기 자신에게 먹혀버리지 않았다.

물론, 본의 아니게 살인을 저질렀다는 설정이 있지만, 할머니를 폭행하는 일수꾼을 자기 방어라는 명목하에 죽였다.

가족을 건드린다면 나같아도 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이렇듯, 자신의 과거 때문에 차가워진 그녀지만, 사람 좋고 진짜 어른이라고 볼 수 있는 이선균에게 도움을 받으며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누가 날 알아,

나도 그 애를 좀 알 것 같고."

 

"좋아?"

 

"아니, 슬퍼."

 

"왜?"

 

"그냥 나를 아는 게, 슬퍼"

-박동훈 (이선균)

 

극 중 아이유는 급하게 필요한 돈 때문에, 이선균을 도청하게 되는데, 그에게 일어나는 일상과 어른으로써의 생각, 행동을 보고 들으며 공감하게 된다. 자신이 가장 불행하고, 되는 일이 없고 가난하다고 생각했었던 그녀는, 조금 넉넉할지 모르지만 이선균 그 나름대로의 힘듦과 삶의 고됨을 알게 되고 처음으로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회차가 진행될 수록 이선균을 바라보는 아이유의 디테일한 눈동자 연기가 일품이다. 차갑고 벽이 있던 그녀의 눈에 항상 눈물이 고이고, 시선 또한 부드러워진다.

 

나를 아는 것이 슬프다 라는 표현...필자 역시 현재의 나에 대해 누군가 알게 된다면 왠지 슬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방황하고, 재능없고 노력밖에는 할 수 없는 나에게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온 지금. 나와 비슷한 사람이 나에 대해 알게 된다면, 서로가 조금은 슬프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드라마 때문일까?그냥.. 나를 아는게 슬프다라는 말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아이유는 이선균이라는 어른에게 처음으로 진심어린 조언들을 받는다.

"니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니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니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니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
- 박동훈 (이선균)

 

모든 일은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말은 참 쉽다.

그 일이 진행되는 중에는 아파하고, 신경쓰이고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슬픔과의 싸움이 시작되니 말이다.

그러니, 그 과정 진행 중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마인드' 가 중요할 것이다.

아무 일도 아니다. 아무 일도 아니다...

 

어쩌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은 정말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아이유는 그런 이선균의 말들을 보고 들으며 어른의 무게를 조금씩 알게 된다.

 

좋은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에 그녀는 눈물을 흘린다.

 

 

" 좋아서..

나랑 친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서."

-이지안

 

아이유는 아프신 할머니를 이선균의 도움으로 요양원으로 옮긴 후 그에 대한 감사함과 애정이 점점 더 커져만 간다.

필자는 이 드라마가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맞는 말이다.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고, 나의 역할이 있으며, 각자의 역할에서 살아가 그 조화를 이룬다.

마치 시계 속, 작은 부품들 처럼 말이다. 하지만 혼자서 그 역할만을 다해간다면 우리는 사람이기에 쉽게 지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주변에 좋은 사람들, 친구들, 지인들과 함께 무언가를 공감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아이유는 필자에게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고 계속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친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아서... 라는 말을 아직 할 수 없는 나 자신에게 말이다. 

 

이선균은 마지막까지 좋은 어른이고, 아이유는 그런 이선균이 너무 좋고 감동 받는다.

"쪽팔린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근거리는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거야."

-박동훈 (이선균)

 

그들은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서로에게 위안이 되주고 있었다.

아이유는 이선균 모르게 그녀의 아저씨(이선균)을 지켜주고 있었고, 이선균은 그런 아이유를 보며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저씨의 행복을 바라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유가 참 안쓰럽고 사랑스럽고, 참 착하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선균의 말은 정말 좋은 말이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그 바램을 받아 그렇게 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던 점이 참 와닿는다.

 

이렇듯, 드라마 나의 아저씨는 어른이 봐도 그 어른보다 더 나은 어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가 밥 살게요.

아저씨 맛있는 거 한 번

사주고 싶어요."

-이지안

 

모든 일들이 끝나고,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 아이유.

 

시간이 흐른 뒤, 한 카페에서 목소리만으로 이선균을 우연히 찾게 된다.

 

동료들과 카페를 찾으며 뒷모습 카메라 앵글만을 잡았던 연출이 정말 좋았고, 이선균의 목소리에 이끌려 두리번 거리는 아이유의 시선처리도 흠잡을 것이 없었다.

 

에피소드 많았던 사람과의 우연한 재회만큼 짜릿한 순간도 없을 터.

시청자 분들 대부분이 이 부분에서 정말 소름이 많이 돋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크서클이 없어지고 표정이 많이 밝아진 우리 아이유, 이지안.

 

변한 모습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것은 필자 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진심으로 웃으며 서로를 마주보는 두 사람.
이선균과 악수를 청하고 아이유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박동훈 (이선균)

 

"네....."

"네!!!"

-이지안

 

둘은 서로 마주보며 진심어린 웃음을 짓고, 악수를 한다.

밥사겠다는 아이유의 말에 이선균은 특유의 인자한 웃음으로 답하며 각자의 길로 향하는데, 돌아가는 길의 나레이션이 긴 여운을 남긴다. 극 중에서 이선균이 아이유의 이름 뜻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이를 지, 편안할 안. 편안함에 이르다는 뜻.

 

그 라임을 살려 엔딩에 쓰였다.

돌아서는 영상미와 나긋나긋한 둘의 음성이 시청자들에게 이제 끝이라고 말해주고 있었지만, 한참을 계속 보고 있었다.

 

그 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제작진들의 문구가 나올 때 쯤, 아 정말 끝이구나. 라는 혼잣말을 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참 잘 만든 드라마를 난 왜 이제서야 보게 되었을까?

너튜브에 관련 추천 영상으로 하이라이트 영상이 추천 되었었지만, 편견 때문에 보지 않았었다.

그러다 실수로 클릭하여 재생이 되었는데, 그 순간 몰입도가 대단해서 관심을 가지고 1화부터 보게 된 것이다.

어찌 되었든 보게 될 운명이었나보다.

 

시청하는 이 시간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고,

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정말 매우매우 강력추천을 드린다.

지친 삶 속에서 개운하게 정신적인 Refresh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은 서비스 아이유 푸흡 씬!

"행복하자, 지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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